소비처에서 용기 분실 잦아 대책 필요

힘들어도 원칙 지키는 게 모두에 도움

“솔직히 말씀 드리면 언젠가부터 고객의 주문전화가 달갑지 않을 때가 있습니다. 소비자가 왕이지만 저 역시 손해를 감수하며 사업을 하기가 현실적으로 쉽지 않습니다. LPG용기가 부족하고 신규용기를 언제, 어디서 분실할 지 모르는 지금의 상황은 정말 답답하기만 합니다.”

경상남도 밀양시에서 LPG판매사업에 20년째 몸담고 있는 무안가스 구자열 대표(56)는 지금의 상황이 너무 답답하다며 긴 한숨부터 쉬었다. 일년에 20kg 용기 한 통도 제대로 소비하지 못하는 지역에 새 용기를 보급했다가 고객이 가스공급자를 바꿀 경우 그대로 잃어버릴 수 있다며 정부정책의 아쉬움을 꼬집었다.

“정부가 LPG소비자에게 가스용기를 판매하지 말라고 하는데 용기판매는 체적거래와는 시스템이 완전히 다릅니다. 소비자들과 맺는 안전공급계약제에도 LPG용기 소유구분에 소비자라고 적혀 있는데 왜 우리가 손해를 보면서 신용기로 바꿔줘야 합니까?”

그는 가스소비자와의 거래는 조건이 맞아야 하는 것이라며 가스사용량도 적고 폐용기가 있는 곳은 가스공급을 포기하는 게 현실적으로 낫다고 어려움을 호소했다. 작년에만 폐용기가 1000여개 나왔는데 신규 용기를 공급해 봤자 소비처에서 수시로 바뀌는 만큼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고. 신용기를 공급하지 말고 다른 사업자들이 새로운 용기를 공급할 때까지 기다리는 게 현명하다는 농담이 나올 정도라며 용기로 가스를 공급받는 시골 등지에서는 소비자들이 용기를 소유하는 게 혼란을 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정부가 열악한 환경에 놓인 LPG소비자들을 위해 100만개의 신규 용기를 지원해 줬으면 합니다. 구체적인 숫자를 밝힌 게 다소 이상하게 들릴 수 있지만 농어촌의 LPG사업자를 비롯한 소비자들은 그만큼 절박한 상황에 놓여 있습니다.”

구 대표는 폐용기의 급증에 따라 큰 혼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프로판사업자들 모두 꼼수를 부리지 말고 불합리한 제도를 고치는데 힘을 쏟자고 말했다. 그는 가스판매소를 경영하는 원칙으로 조금 늦더라도 완벽하게 한단다. 예를 들어 가스관에 테이프를 감더라도 나사산 모두에 촘촘히 감는다. 두 번째 원칙으로 조금 비싸더라도 좋은 제품을 사용한다. 그는 가스배관을 비롯해 볼 밸브, 조정기 등을 모두 국산제품을 사용하는데 가스안전을 위해서는 투자비용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고 언급했다. 끝으로 조금 힘들더라도 원칙대로 일을 진행한다. 시공을 비롯해 가스를 공급하는데 있어 편법을 부리지 않고 기본을 지키면서 공급하고 있다.

서민층 시설개선사업을 할 때 길이 너무 비좁아 지게를 지고 500여 미터를 올라서 작업을 한 기억이 생생하다며 어려운 가운데에서도 이처럼 남을 돕는 일을 했을 때 많은 보람을 느낀단다.

[ 가스신문  / 김재형 기자 | number1942@gasnews.com [1179호] 승인 2014.10.29 23:08:1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