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재검사를 받지 않은 고압용기에 가스충전을 하지 않겠다는 문구의 현수막을 내걸고 있는 밀성산업가스 충전현장. 스스로 지키는 능동적인 안전관리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최근 경기침체가 장기화되면서 경영난에 봉착한 일부 고압가스판매사업자들이 충전소를 대상으로 검사를 받지 않은 고압용기에 가스를 충전해 달라고 요청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이 같은 흐름을 타고 일부 고압가스충전소도 물량 확보에 욕심을 내면서 암암리에 미검용기 가스충전행위를 일삼아 주변 충전사업자들로 하여금 비난의 대상이 되고 있다.

경기남부지역의 한 산업용가스충전사업자는 “미검용기 충전은 가스안전의 기본을 어기는 것”이라며 “가스안전의 기본이 무너지면 그 만큼 사고발생의 개연성이 커 엄청난 인명피해까지 가져올 수 있으므로 스스로 근절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만약 가스안전당국의 관리감독이 느슨해 미검용기 충전이 적발되지 않는다면 규정을 어기고 미검용기 가스충전에 가담하는 충전소나 판매업소가 오히려 혜택을 보게 되는 형국이 된다. 충전소는 물량이 늘어 좋고, 판매업소는 재검비용을 줄여 더 큰 가격경쟁력을 갖게 된다는 것이다.

인천지역의 한 고압가스충전사업자는 “정부의 관리감독 소홀은 사업자 간 형평성 문제를 낳고 정부를 불신하게 된다”면서 “법을 잘 지키는 사업자들을 위해서도 철저히 안전관리가 이뤄질 수 있도록 철저히 관리감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가운데 경기도 화성지역의 고압가스 충전소인 밀성산업가스에 ‘당사는 미검용기 충전을 하지 않습니다’라는 문구의 현수막을 내걸어 눈길을 끌고 있다.

이 회사 고압가스생산부장은 “우리 회사가 ‘미검용기에 충전하지 않는다’는 내용의 현수막을 내 건 후부터는 판매사업자들이 아예 미검용기에 충전을 요구하지도 않는다”면서 “타 충전소들도 앞장서 현수막을 설치하고 이를 지킨다면 가스의 안전성 확보는 물론 유통시장의 안정화에도 매우 긍정적인 효과가 나타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고압가스충전사업자들 스스로 미검용기 충전거부를 비롯해 무허가판매사업자를 대상으로 하는 가스충전 거부를 결의한다면 시장안정화 효과는 덤으로 나타날 것이다.

재검사를 받지 않은 고압용기에 가스충전을 하지 않겠다는 문구의 현수막을 내걸고 있는 밀성산업가스 충전현장. 스스로 지키는 능동적인 안전관리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