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도 99.999∼99.9999% 이상의 고순도 특수가스는 부가가치가 높은 제품으로서 고압가스업계의 수익성을 높여주는 효자상품으로 자리를 굳혀왔다.

고순도 특수가스를 비롯해 혼합가스, 독성가스는 그동안 대한특수가스, 대성산업가스, 프렉스에어코리아 등 고압가스메이커를 비롯해 한국메티슨특수가스, 덕양에너젠, SPG산업, 아토 등 중견업체에서 주로 취급해 왔지만 최근엔 일반 고압가스충전소들도 불황탈출을 위한 돌파구로 시설투자에 나서고 있다.

일부 앞서가는 충전소들은 이미 정제 및 충전시설을 신설·확충해 품목을 차별화하고 다변화함으로써 경쟁력을 키워 나간다는 것이다.

불황탈출 위한 자구책

인천지역의 대덕가스가 환경측정용 혼합가스 충전설비와 각종 분석장치를 갖춰 선발주자로 나섰고 지난해 충남 천안의 기암이 삼성 LCD 7세대라인 탕정공장을 겨냥해 CO₂정제설비, H₂와 He의 충전시설, 혼합가스(N₂·Ar·He·CO₂)와 레이저가스 생산라인 등을 신설, 향후 이 지역의 늘어나는 수요에 대응하고 있다.

또 올해 초부터 본격적인 영업에 나서고 있는 경기도 안성의 신규충전소인 KS가스도 He, H₂ 혼합가스 등의 충전시설을 마련, 다양한 품목으로 고객확보에 나서고 있다.

특히 경기북부지역인 파주의 금오가스는 최근 각종 고순도 특수가스 및 혼합가스 충전설비를 최신시스템으로 갖춰 가스안전공사의 완성검사를 앞두고 있다. 금오는 LG필립스 LCD 7세대라인 파주공장 착공과 더불어 향후 북한의 개성공단 진출 등을 내다보고 일반고압가스 저장탱크까지 새롭게 교체했다.

고압가스메이커의 영역에서 취급돼 오던 고순도 특수가스 및 혼합가스가 이처럼 충전소로 전이되는 현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는 것은 다름 아닌 적은 투자로 많은 수익을 올릴 수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가격하락세 뚜렷

그러나 아무리 부가가치가 높은 제품이라도 경쟁 속에 들어가면 가격이 형편없이 떨어지는 경우가 많다.

99.999%의 고순도 H₂의 경우 4∼5년전만해도 7㎥용기가 15만원 선에서 판매되던 것이 최근엔 8만원 정도로 판매되고 심지어 6만원대도 있다는 것이다. He도 18만원에 판매되던 것이 최근엔 10만원 내외로 크게 떨어져 거래되고 있다고 한다.

이같은 제품이 입찰에서는 더욱 형편없는 가격대로 형성돼 고순도, 혼합가스, 독성가스 등 특수가스시장의 매력이 그 빛을 잃어가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연구소, 병원, 정수장 등에서 각종 분석장비에 많이 쓰이는 고순도 특수가스의 생명은 적정수준의 순도를 갖춘 '품질'에 있다"고 강조하고 "최근 일부 수요처에서 가격이 저렴하다는 이유로 순도가 떨어지는 제품을 요구하는 경우도 있어 공급업체간 과당경쟁도 문제이지만 수요처에서도 가격하락을 부추기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천안지역 인근 공업단지의 확장으로 특수가스 수요가 크게 늘어날 것이라 판단한 이 지역의 한 충전소도 H₂ 및 독성가스시설 신설계획이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일부에서는 과당경쟁 등으로 고순도 특수가스 가격이 계속해서 하락하고 있는 마당에 무조건 진출하는 것보다 시장상황을 제대로 파악해 진출해야 한다는 조심스런 충고도 내비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