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말 안산, 올해 초 의왕 등에 이어 최근 군포시 및 인천 강화군에 무더기 신규허가가 쏟아지는 등 판매업소 신규허가 남발로 수도권 LPG판매시장에 큰 소용돌이가 몰아치고 있다. 특히 이들 신규업소 중 상당수는 아파트처럼 2∼5개 업소가 한 장소에 몰려있는 집단허가로 기존 판매사업자의 생존권까지 위협하는 수준이 되고 있다.

이들 지역 외에도 양주, 용인, 수원 등지에도 지난해부터 신규 LPG판매업소 허가가 크게 증가하는 등 한동안 뜸했던 수도권지역의 LPG 및 고압가스판매소 신규허가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물론 대전지역 등 지방 곳곳에서도 신규허가로 판매업계가 몸살을 앓고 있지만 수도권이 가장 심각한 실정이라는게 내부의 한결같은 진단이다.

한 예로 경기 김포시에서는 통합 이후 틈새를 비집고 한 사업자가 신규허가를 내자 기존 사업자들이 이를 저지하는 과정에서 폭력행위와 영업방해를 했다는 혐의로 많은 사업자가 구속되는 사태가 발생하기도 했다.

이처럼 수도권지역을 중심으로 LPG판매소 신규허가가 무더기로 나오고 있는 것은 우선 이 지역이 상대적으로 판매소 통합이 성공을 거두면서 좋은 실적을 내고 있기 때문으로 파악된다. 즉 타지역에 비해 물량이 많은 수도권에서 통합으로 판매업소 수가 감소하자 이를 노리고 신규허가를 내 원정판매를 하거나 허가권을 매매하기 위한 사례가 늘고 있다는 얘기다.

특히 현장 사업자들이 가장 큰 애로를 느끼는 것은 판매소 신규허가를 내는 사람들이 진짜 LPG사업을 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소수의 전문 브로커들이 장난을 치기 위한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이들 브로커들은 판매소 신규허가를 위한 관련 법규에 통달해 있는데다 일부 지자체 공무원과 밀착돼있어 허가에 관해선 소위 '도사'들이기 때문이다. 실제 일부 사업자들 역시 판매소 이전 등이 필요하면 이들에게 허가를 내달라고 부탁까지 할 정도라는게 사업자들의 증언이다.

브로커들은 이같은 이점을 노려 지역단위로 통합이 이뤄진 곳 또는 상대적으로 허가내기가 쉬운 인근지역을 골라 허가를 낸 뒤 용기보관실도 짓지 않은 채 배달기사 등에게 이를 매매해 차익을 남기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일부는 아예 기사를 모집, 원정판매와 덤핑을 통해 물량을 확보하면서 해당지역의 시장혼란을 부추기고 있다. 이 역시 시장혼란으로 손해가 커진 통합업소에 협상을 제안, 결국에는 판매물량 및 가게를 되파는 명목으로 막대한 이익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수도권의 한 판매사업자는 전문 브로커들에 의한 폐해와 관련 "허가를 내기 전부터 공공연하게 연락을 하면서 반응을 떠보다가 일단 허가만 떨어지면 보관실을 짓기도 전에 수억을 요구하기도 한다"면서 "요즘 신규허가중 90%는 브로커들이 장난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따라서 판매업계는 산자부와 지자체들이 진짜 LPG판매업소를 하기 위한 사업자들의 신규허가는 막을 수 없지만 매매와 혼란을 통해 이익을 챙기려는 브로커들의 농간을 막을 수 있는 길을 시급히 모색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를 통해서만 LPG판매 현장의 안전확보 및 서비스가 개선돼 진정한 소비자보호를 이룰 수 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