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전업계 “산소, 질소, 탄산 등 일반가스用 포함해야”

안전공사 “유통단계 안전관리수준 미흡해 ‘시기상조’”

최근 산업용가스업계 일각에서 특수가스 및 고압가스용기용 밸브의 재사용과 관련한 용역발주를 추진하고 있어 사업자들의 기대를 한껏 모으고 있다.

하지만 지난 4월 연구용역 발주 위한 사전회의에서도 가장 큰 관심은 가스의 종류에 따른 재사용 범위에 관한 것이었는데 이를 놓고 산업용가스업계와 가스안전공사 간 미묘한 줄다리기가 감지됐다.

산업용가스업계 측에서는 고압용기를 통해 판매하는 가스 가운데 가장 많은 수량을 차지하고 있는 산소, 질소, 아르곤, 탄산, 수소 등 일반고압가스용기용 밸브도 포함시키자는 주장이다. 반면 가스안전공사는 현재 산업용가스 유통단계에서의 안전관리 수준으로 비춰볼 때 일반고압가스는 시기상조이며 특수가스용기용 밸브부터 시범적으로 적용하겠다는 입장을 보여 왔다.

하지만 고압용기용 밸브 재사용관련 용역발주 및 재검기관 설립을 추진하고 있는 주체가 일반고압가스업계 종사자 측이어서 특수가스용기용 밸브에 국한될 경우 해당 재검기관의 수익성이 보장되기 쉽지 않다.

최근 가스안전공사 한 관계자는 “품질이나 재질이 상대적으로 좋은 특수가스용기용 밸브의 경우 사용빈도도 매우 적어 연구용역결과에서 문제가 없는 한 재검사를 통한 재사용이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하면서 “산소, 질소, 아르곤, 탄산, 수소 등 일반고압가스용기용 밸브는 용접, 건설현장 등 야외에서 사용함으로써 밸브의 수명이 낮아져 아무리 재검사를 한다고 하더라도 제품 전체의 품질이 유지되기는 쉽지 않다”는 견해를 밝혔다. 그는 또 “현재 국내 산업용가스 운반차량에 적재된 고압용기용 밸브를 살펴보면 핸들이 없거나 손상된 것이 많으며 대부분 밸브 보호캡을 부착하지 않고 운행하고 있다”며 “산업용가스사업자들의 안전관리수준이 보다 성숙되는 시점이 돼야 용기용 밸브의 재사용관련 제도를 논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반해 산업용가스업계에서는 “그동안 국내에서 제조하는 밸브의 전반적인 품질이 크게 향상돼 외국과 같이 일반고압가스용기용 밸브도 재검사해 다시 사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라며 “가스안전공사의 시각과 달리 업계의 안전관리수준도 많이 향상됐다”고 강조했다.

한편 일본, 미국, 유럽 등 해외에서도 자원낭비요소를 줄이기 위해 용기용 밸브도 재검사 및 수리를 통해 재사용하고 있으므로 국내에서도 이 제도를 하루 빨리 시행해야 한다는 것이 업계대부분 관계자들의 주장이다.

산업용가스 충전·판매업계는 지난 수십 년 간 고압용기용 밸브의 재사용을 주창해 왔다. 사실 안전을 빌미로 한 규제보다는 국가적 낭비요소를 제거함으로써 사업자들의 애로사항 풀어주는 것도 중요하다며 일반고압가스용기용 밸브도 폭넓게 재사용할 수 있도록 개선해 줄 것을 기대하고 있다.

[ 가스신문  한상열 기자  syhan@gasnews.com / 2010년 06월 16일 (수) 00:00:0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