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부, 고법시행규칙 개정안 23일 공포
용기제조사, 효력정지가처분 등 강경 대응
용기를 제조한지 26년이 경과된 LPG용기를 안전성에 관계없이 폐기하도록 한 ‘LPG용기 사용연한제’가 사실상 적용되지 않게 됐다.
산업통상자원부는 23일 1988년 12월31일 이전에 사용된 LPG용기에 대해 폐기기한을 연장하고 1999년 1월1일부터 생산된 LPG용기는 2년마다 재검사를 받은 후 이를 계속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고압가스안전관리법 시행규칙 개정안을 공포했다.
이번에 공포된 고법시행규칙 개정안에 따르면 26년이 경과돼 폐기해야 될 LPG용기는 1988년 12월31일 이전에 제조된 용기로 한정했지만 충전 또는 LPG판매소가 필요로 하는 LPG용기가 부족해 이를 해소하는 차원에서 26년이 경과되기 전 재검사를 통해 일정기간 LPG용기를 폐기하지 않고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즉 폐기 대상 LPG용기가 급격히 증가하는 반면 신규 LPG용기 공급이 부족해 LPG용기를 통한 동절기 LPG수급에 어려움이 적지 않아 제조 후 26년 이상된 LPG용기 가운데 올해와 내년에 폐기될 LPG용기 중 재검사를 통해 안전성이 검증된 LPG용기에 한해 폐기시기를 유예했다.
이달부터 폐기 예정이었던 용기 제조일자가 1987년 10월1일 LPG용기부터 1987년 12월31일까지 제조된 용기의 경우 2015년 4월30일까지 사용한 후 폐기토록 했다.
또한 1988년 1월1일부터 6월30일까지 제조된 LPG용기는 2016년 4월30일까지, 1988년 7월1일부터 1988년 12월31일까지 제조된 LPG용기는 2017년 4월30일까지 사용한 후 폐기하도록 했다.
이같은 개정안은 정부가 당초 입법예고했던 유예기간보다 2개월 단축시킨 것으로 재검사 등을 통해 안전성이 검증된 LPG용기만 사용하도록 하는 대신 일부 LPG용기는 폐기해 신규용기 구매로 이어질 수 있도록 유도해 용기제조사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을 주려는 조치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LPG용기 제조사는 11월1일부터 LPG용기 생산을 중단하는 한편 23일 공포된 고법시행규칙에 대해 효력정지가처분 신청을 제기하는 등 강경 대응키로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LPG용기 생산 이후 한국가스안전공사로부터 검사를 받아야 하지만 용기생산 중단을 통해 용기검사를 받지 않는 것으로 가닥을 잡았다.
생산시설 확충 등을 통해 LPG공급자로부터 주문받은 LPG용기의 납기를 지키려고 노력하는 과정에서 충전 또는 LPG판매소의 반발로 정부가 갑자기 사용연한제를 폐지하는 것은 정책 일관성을 훼손한 것이라고 비난했다.
특히 정부 정책을 믿고 시설투자와 인력 충원 등에 나섰던 용기제조사의 손실은 아무도 책임을 부담하지 않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정부도 곤혹스럽기는 마찬가지다. 약 6개월에 걸쳐 충전, LPG판매소 뿐만 아니라 용기 재검사기관 등 현장을 방문해 LPG용기 부족실태를 점검한 후 마련한 대책이 용기제조사의 반발에 부딪쳤기 때문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는 부식방지 도장검사 기준, 26년 이상 LPG용기에 대한 두께측정)기준(분체 도장 6060㎛, 신규용기 검사 시 1분 이상 가스누출 여부를 충전 후 유지토록 하는 등의 LPG용기 재검사기준(KGS AC217)을 강화하기로 했다.
즉 26년 이상된 LPG용기에 대한 재검사를 강화해 사실상 사용 가능한 LPG용기만 활용토록 해 신규 LPG용기 구매로 이어질 수 있도록 유도해 용기 제조사의 불만을 다소 누그러뜨리려 했던 조치이다.
그럼에도 불구 LPG용기 제조사가 11월부터 용기 생산 중단 등 강경 대응을 하게 될 경우 공정거래위원회에 가격담합과 함께 공동 생산 중단 행위에 대한 조사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하는 방안도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LPG용기 수급이 원활하지 않아 미검용기를 유통하거나 폐기 대상 LPG용기에 가스를 충전해 판매하는 행위마저 발생하는 현상이 이젠 LPG용기 제조사의 생산중단이라는 복병에 부딪치게 돼 정부와 LPG공급사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진퇴양난에 빠지게 된 상황에서 어떤 대책이 뒤따를지 주목된다.
[ 투데이에너지 / 2013년 10월 22일 (화) 15:36:51 조대인 기자 dicho@tenews.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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