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0kg 소형탱크 이격거리·가연성 표시 폐지 입법예고 반색

용기의 공급자 부담원칙 재검토, 차단기능형밸브도 불필요

안전관리책임자 겸직토록, LPG충전소 내 태양광설비 허용

정책 담당자의 개선 의지와 옥석을 가려내는 혜안이 중요

최근 박근혜 대통령이 규제를 ‘암 덩어리’로 규정하고 규제와의 전쟁을 선포하면서 이목을 끌고 있다. 규제개혁의 행정학 사전적 의미는 정부의 간섭과 통제를 받던 영역을 시장경제에 맡겨둔다는 것인데 가스업계도 산업의 성장세가 더뎠던 만큼 이번 계기를 통해 새로운 도약을 기대하고 있다.

특히 규제개혁장관회의가 생중계 된 이후 정부 ‘규제개혁 포털’에는 각종 규제를 철폐해 달라는 국민의 건의가 봇물을 이루고 있다고 한다. 이 같은 분위기에 맞물려 프로판 충전·판매사업자들도 위축돼 가는 LPG산업을 재건하기 위해 다양한 의견을 내비치고 있다. 프로판업계가 요구하는 사항이 무엇인지를 짚어본 후 개선방안, 향후 전망 등을 알아본다.

프로판충전업계 개선사항

LPG충전소의 지하 매설 저장탱크는 일정기간이 지나면 탱크의 이상 유무와 상관없이 무조건 굴착검사를 받도록 돼 있다. 이에 과도한 검사비용 소요, 검사기간 동안 가스공급불가 등의 이유로 충전사업자는 물론이고 소비자들의 불만과 민원이 발생하고 있는 실정이다.

20톤 미만 탱크를 기준으로 검사비용만 약 3000만원에 달하며 굴a착검사기간은 4~7일 정도 소요되는 등 비용과 시간이 만만치 않게 투입된다. 한국LPG산업협회에서 조사한 향후 5년 간 굴착검사 대상 탱크 수 및 검사비용을 보면 2014년에는 검사대상 탱크 70개, 검사비는 21억원이며 2015년에는 탱크 수 109개에 검사비용 32억7000만원으로 추정됐다.

2016년의 경우 240개의 탱크가 검사를 받아 72억원이, 2017년에는 251개의 탱크가 검사를 받아 75억3000만원이 탱크의 재검사비로 투입돼야 한다. 이와 관련 일부 전문가는 굴착검사 수행과정에서 열처리로 인한 탱크손상, 모래관리 부실, 지반침하 등 오히려 충전시설의 안전성이 저해된다는 의견도 내비치고 있다.

LPG충전사업자가 안전관리자 선임 시 안전관리총괄자 또는 부총괄자가 안전관리자를 겸할 수 있으나 주거지역 및 상업지역은 적용되지 않는 점도 개선돼야 한다고 충전사업자들은 입을 모은다. 현실적으로 지방의 영세 LPG충전소는 경영악화로 안전관리 총괄자가 직접 관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지방 충전소는 주거·상업지역에 소재해 있어도 주변에 별다른 보호시설이 없는 경우가 많아 이 같은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충전사업자들은 충전소 내에 신재생에너지 태양광 발전설비를 하고 싶어도 다양한 규정에 막혀 있다. LPG충전소는 안전을 위해 충전시설 등에 대해 엄격한 기준에 따라 설치하고 있으며 충전소 내 시설물 설치를 제한 받고 있다. 특히 자동차충전소의 경우 법률로 규정하고 있는 특정 시설물 외에 다른 건축물 또는 시설설치를 금지하고 있다.

자율검사는 LPG사업자가 자사 충전시설을 스스로 검사·점검하여 안전관리 능력을 향상시키려는 취지로 도입됐다. 특히 자율검사 체제가 정착되고 있는 상황이므로 민간 공인검사기관에 대행업무를 이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판단이다. 현행법에 따르면 검사인력과 검사장비를 갖추지 못한 경우에는 한국가스안전공사나 고압가스안전관리법시행규칙 제 58조제4항에 따른 검사기관이 대행하도록 했다.

고의사고 예방을 위해 도입된 차단기능형밸브도 규제개혁 대상 중 하나로 꼽힌다. 차단형밸브는 일반밸브보다 고가임에도 고의사고 예방기능이 미미하고 용기단가 및 재검비용 인상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 일반밸브에 비해 약 1000원에서 2000원 비싼 만큼 소비자들의 부담도 증가하고 있다. 더욱이 밸브개방에 의한 사고는 예방이 가능하나 호스절단에 의한 고의사고는 예방할 수 없는 것이 문제다. 충전소에서는 이 밸브도입으로 충전시간 지연 등 애로사항이 발생하고 오링 이탈에 의한 사고, 차단기능 과신에 의한 사고 우려도 상존하고 있다고 말한다.

LPG충전사업자는 LPG용기를 보관하는데 있어 장소를 특정하고 있지 않으나 충전용기와 잔가스용기를 각각 구분하여 놓도록 돼 있다. 아울러 LPG판매사업자는 충전용기와 잔가스용기를 구분하여 용기보관실에 저장하도록 명시돼 있다. 충전사업자는LPG를 용기에 충전하는 경우 용기에 충전량 및 사업자의 상호를 표시해야 한다. 충전량 표시 스티커는 최종 소비자들에게 인도될 때까지 훼손해서는 안되며 부득이하게 훼손 또는 떨어졌을 경우 즉시 충전사업자가 다시 붙여야 한다. 그러나 현실에서 이 같은 제도가 명확히 지켜지기 어려운 만큼 보다 구체화하고 현실에 맞게 조정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어떤 대책 있나

LPG충전소의 지하 저장탱크 재검사 기준의 경우 음향방출시험, 비파괴검사 등 첨단 검사방법 도입을 통한 검사강화 및 모래건조상태, 침투수 상황 등 수시 점검으로 이상이 있는 탱크만 굴착검사를 해야 한다고 충전사업자들은 입을 모은다. 일본의 경우 전기방식 방법에 의해 부식을 관리 하는 저장탱크는 굴착검사 대상에서 제외하며 모래 건조상태 및 침투수 현황 등을 감안해 이상이 확인된 경우에 한해 굴착검사를 실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충전시설 안전관리자 선임기준의 개선방안으로 주거·상업지역이더라도 도심이 아닌 지방 소재 충전소가 주변 일정 거리 내 보호시설 등이 없어 허가관청이 인정하는 경우에는 안전관리 총괄자 또는 부총괄자의 안전관리책임자를 겸직하는 것도 좋은 방안이다. 주유소의 경우 태양광 발전설비 설치가 가능한 만큼 충전소에서도 태양광 발전설비 설치를 가능하도록 제도를 개선해야 하며 이는 자동차와 용기분야 모두 적용할 필요가 있다. 또한 충전사업자들은 사업자 스스로 자율검사를 실시할 수 있는 여건 조성을 위해 LPG사업자의 자율검사 대행을 공인검사기관으로 이양하는 것도 충분히 고려할 만하다고 입을 모은다.

용기 구매 또는 재검 시 차단밸브와 일반밸브의 선택적인 허용을 요구하고 있는데 이와 더불어 용기 재검 시 탈착된 밸브를 공장 출하 단계 검사 후 통과된 제품에 한해 재사용 허용도 추진하고 있다.

LPG판매소의 경우 용기보관실이 협소하여 충전용기를 차량에 적재해 주택가 골목 등에 주차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혹시 모를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 이에 충전용기 적재 차량을 충전소 내 주차를 허용해야 한다는 여론도 형성되고 있다. 즉 충전소 안전관리자가 관리할 경우에는 충전소 또는 판매소 소유 LPG충전용기를 적재한 용기 전용 운반 자동차의 충전소 내 안전한 장소에 야간주차를 허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이다.

이밖에 소형LPG용기와 관련 10kg 이하 용기는 운반 시 고압가스운반기준의 적용을 받지 않아야 하며 일본의 경우처럼 10kg 이내 용기는 환기가 양호한 실내에 보관하도록 허용해야 사용이 보다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LPG판매업 규제개선 사항

LPG판매사업자들은 무엇보다 250kg 미만의 LPG소형저장탱크는 이격거리 기준이 완화되길 바라고 있다. 그 동안 50kg용기를 4개 또는 8개씩 집합해 공급한 실정에서 최근 들어 용기의 안전관리 문제 및 수급의 어려움 등으로 이들 집합시설이 250kg 이하의 소형저장탱크로 전환이 이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50kg의 집합시설은 이격거리 기준이 없고 화기와의 우회거리만 적용 받고 있는데 소형저장탱크는 이격거리 기준이 적용돼 어려움이 크다는 지적이다. 생활밀착형 250kg 이하의 소형저장탱크까지 이격거리 기준으로 제한하는 것은 보급의 활성화에 큰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한다.

이와 함께 LPG용기의 경우 20년 미만의 용기는 5년에 한번씩 재검사를 받는데 용기대비 8~20배 안전한 소형저장탱크는 5년마다 외관검사를 10년마다 재검사를 받게 돼 있어 경쟁력이 악화된다고 판매사업자들은 지적한다. 가스 선진국인 미국, 일본, 유럽 등에서도 재검사 주기는 대부분이 20년으로 우리나라보다 길며 미국의 경우 불안전한 상태로 의심되는 사유가 있을 때 재검사를 받게 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6년 넘은 LPG용기를 사용하지 못하도록 하는 사용연한제가 수정·보완됐으나 88년 제조된 LPG용기는 일부 적용을 받는 점도 폐지돼야 마땅하다고 주장한다. 88년 제조 용기 가운데 재검사를 받아 충분히 다시 사용이 가능함에도 불구하고 폐기대상 용기만 115만개로 이에 따르는 비용이 69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더욱이 충전소에서 용기관리 시 다수의 용기 폐기에 따른 관리비의 인상을 요구하고 있는 만큼 LPG소비자들의 피해도 우려하고 있다.

소비자보장책임보험 가입제도도 개선을 요구하고 있는데 LP가스 안전공급계약제가 시행되면서 소비자보장보험이 적용됐으며 이를 소형저장탱크 공급자에게도 적용하는 것은 과도한 규제로 꼽는다. 즉 소형저장탱크 사용자는 안전공급계약의 체결 대상이 아니라는 판단이다. 또한 고의사고로 발생된 피해도 보상한다면 과도한 보험료 상승 등으로 LPG판매소의 경영에 타격을 주고 있음을 하소연하고 있다.

특히 LPG판매사업자들만 가스사고배상책임보험 외에도 추가적으로 타 에너지에는 없는 소비자보장책임보험에 가입하고 있어 부당함을 지적하고 있다. 안전공급계약제도의 근본 취지를 되짚어봐야 하는데 초기에는 공급자에게 공급설비의 부담과 소비자보장보험 가입이라는 부담이 적용되지만 고정거래를 형성케 하는 효과를 누리고자 시작됐다. 하지만 이제는 이 제도가 공급자에게 모든 부담만 강요되고 있으며 소비자와의 고정거래는 지켜지지 않음을 지적한다.

LPG용기의 공급자 부담원칙도 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다. LPG공급시설의 공급자부담 원칙은 2001년 LP가스안전공급계약제가 시행되면서 시작됐다. 문제는 LPG용기의 26년 사용연한제가 시행되면서 다양한 문제가 대두되고 있다는 점이다.

2001년 이전에는 LPG용기의 소유권이 대부분 소비자였으며 관리는 가스공급자가 했다. 반면 안전공급계약제 이후부터는 소유권이 소비자와 공급자 둘로 나뉘었다. 모든 물건에는 감가상각과 사용보증기한 등이 적용되고 있지만 LPG용기의 경우 20~30년 사용한 소비자 소유의 폐기될 용기도 모두 판매사업자에게 책임이 넘어가고 있는 실정이다.

더욱이 가스공급자 입장에서는 별도의 안전장치 없이 폐용기를 무조건적으로 새용기로 바꿔줄 수 없는 게 한 통당 7만원이 넘어가는데다 새용기를 공급해봤자 타 사업자의 폐용기와 뒤섞일 수 있기 때문이다. 무조건 법의 잣대로 용기수급에 대한 책임을 가스공급자에게 떠넘기기에는 석연치 못한 부분이 존재하는 셈이다.

어떤 개선점 있나

소형저장탱크의 안전성과 경제성은 이미 입증 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만약 250kg미만의 탱크에 대해 이격거리 기준이 완화되면 그 동안 LPG용기로 가스를 공급받던 도심의 대량 수요처를 중심으로 폭발적으로 보급이 늘 것으로 기대된다. 더욱이 용기대비 20~30% 가격인하 효과가 있고 용기 대비 8~20배 안전한 것으로 평가 받고 있기 때문에 벌크사업자들은 하루 속히 이격거리가 폐지되길 희망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소형저장탱크의 재검사주기도 완화되길 바라고 있는데 탱크 외관검사는 10년 마다 실시하고 재검사 주기의 경우 20년 이하의 탱크는 20년 마다, 20년 초과의 탱크는 5년 마다 실시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다만 재검사 주기 완화에 따른 추가안전 대책으로 안전밸브의 경우 5년 마다 신제품으로 교체하는 것이 바람직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이밖에 공인검사기관도 LP가스 사업자에 대한 정기검사를 할 수 있도록 해야 하며 88년 제조된 LPG용기의 사용을 금지하는 사용연한제를 폐지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LPG는 농어촌 등 저소득층이 사용하는 연료인 만큼 LPG용기에 대해서 국가 및 지자체의 보조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실례로 울릉군청에서는 농어촌의 공익적 기능과 지역특성을 반영, 지난해 LPG용기 지원지침을 제정한 바 있다.

판매사업자 역시 차단기능형 밸브는 LPG가격만 인상시키는 요인으로 이를 폐지하든지 기존 밸브와 병행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입장이다. 특히 LPG용기의 가연성경고 스티커 표시는 오히려 소비자들에게 불안감만 조성하고 또 다른 비용이 발생, 하루 속히 없애는 게 마땅한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의 개선의지 관건

국내 가스업계는 성장의 한계에 부딪혀 있는 만큼 정부의 규제개혁 방침을 적극 환영하고 있다. 규제개혁 이라는 단어를 내세워 위축된 경제를 살려야 한다는 의지를 천명하고 있는 정부의 방침을 보고 ‘이번에는 뭔가 달라지겠지’하는 바람을 내비치고 있다.

가스산업의 경우 과거 고속성장을 했으나 어느덧 수요증가의 둔화 속에 저성장기로 진입하고 있다. 그만큼 해당업계는 사업자와 소비자의 불편과 과도한 비용을 초래하는 규제는 시급하게 해소되길 바라고 있다. 물론 업계가 주장하는 사안을 모두 반영하는 것도 불가능한 만큼 당장 시급하고 큰 효과를 낼 수 있는 사안을 가려내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이 같은 실정에서 지난 4월 22일 산업통상자원부는 액법 및 고법 입법예고 통해 △목조 등의 건조물에 설치하는 소형저장탱크의 이격거리 적용대상에 저장능력 250kg 미만은 제외 △LPG용기 외면에 경고표시 부착 의무 폐지 △소형용기 운반기준 현실화 등의 방침을 밝혀 사업자들로부터 적극적인 지지를 얻고 있다. 물론 입법예고 기간 동안 다양한 의견이 개진될 수 있으나 큰 이변이 없는 한 제도개선이 확실시되고 있어 정책담당자의 발 빠른 대응에 사업자들은 박수를 치고 있다.

앞으로 규제개혁을 위한 수많은 현안이 있는 만큼 업계 간 이견이 발생할 수 있는 지하 저장탱크의 검사방법 개선, 소형저장탱크의 재검사 기준 완화 등은 안전에 이상이 없다는 전제하에 합의점을 마련하는 것도 필요하다.

사실 그 동안 안전이라는 명제 아래 해마다 수많은 제도가 도입된 것도 사실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올해 등록규제의 15%를 폐지한다는 목표 아래 각 부서별로 업계와의 간담회가 봇물을 이루고 있다. 앞으로 현실성 있고 효과적인 제도개선이 이뤄지길 기대해 본다.

[ 가스신문  /  김재형 기자 | number1942@gasnews.com  [1156호] 승인 2014.05.21 23:26:00 ]